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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o_fan

연등행사와 인생살이
DATE 12-05-11 08:44
글쓴이 : 무거거사      
오월이면 음력 4월 초파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한국은 각양 색색의 연등으로 전국 사찰이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워진다.
그 절이 깊은 산중에 있다면 푸른 자연과 어우러져 자연과 인간이 만든 오색의 아름다운 색채는 많은 생각을 돌이키게 한다.
서울의 조계사부터 종로까지 이어지는 연등 행사에 할머니, 엄마 손을 잡고 참가해 본 경험은 초등학교 1, 2, 3학년 때 였던 것 같다.
사실 당시에는 연등을 촛불로 켜서 약간 불안하기도 했지만, 한밤에 외출하면서 군것질도 할 수 있는 공인된 불놀이(?)라는 점이 동생과 나를 유혹했었다.
그때는 불교가 무엇인지, 부처님이 누구이고 왜 금치장을 한 동상에게 절을 하는지도 몰랐다.
이제서야 불교에 대해 공부하는 초보이지만, 불상은 먼저 깨달으신 부처님이고, 절을 하는 이유는 부처님처럼 자신을 낮추고, (부처님은 왕자이셨다!) 교만함을 버리고 각자의 마음을 들여다보라는 일종의 자기 수련인듯하다. 이것도 어디까지나 나만의 생각이다.
어둑어둑한 밤에 촛불 하나에 의지해서 묵묵히 걸어가다 보면 다리도 아프고 점점 짜증도 나고 먹을 것도 안 사주고 계속 걷게만 하는 엄마가 야속했지만 나름 그 의미가 어렴풋이, 이제서야 생각나는 것 같다.
컴컴한 밤길은 우리의 인생이고, 걷다 보면 짜증 나는 것이 인생살이의 고난이고, 과하지 않은 약간의 간식은 욕심 없이 정진하기 위한 에너지원이며, 옆에서 든든하게 같이 걸어주시는 분은 부모님, 가족이다.
그중에서도 꺼질 듯 안 꺼지는 촛불은 스스로 지켜나가야 할 우리 자신의 맑은 마음이고 세상의 진리이며 부처님의 가르침일 것이다.
내가 경험했던 연등행사 행렬에서는, 지금 우리의 인생살이 처럼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한눈팔지 말고 촛불이 꺼질세라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
나 스스로 발걸음을 조심스레 옮겨가다 보면 간혹 야속한 바람이 촛불을 꺼트리고, 초가 꺼진 사람들은 나침반을 잃은 것처럼 어찌할 줄 모르며, 옆 사람한테 불을 다시 붙이거나 옆의 사람의 연등을 같이 들고 갔던 것이 기억이 난다.
어찌 그리 사람 인생살이와 비슷할까? 요즘 서울에서는 건전지도, LED도 발달하면서 촛불로하는 연등은 거의 없는것같다.
매년 부처님 오신날이면 뽀로로 연등, 코끼리 연등, 석탑연등 등 온갖 모양의 첨단 연등이 서울을 밝히고 좋은 봄날씨에 맞춰 한국관광을 오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고한다.
삼국시대를 거쳐 통일신라시대부터 1,600년의 역사를 가진 연등행사가 올해 중요 무형문화재로 등록되었다는 뉴스가 왜 같은 한국사람으로서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그리 비난하는지 모르겠지만, 서울에서의 그 연등행사를 외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 한국을 잊고 사는 아이들에게 언젠가는 꼭 보여주고 참석해보고 싶다.
내가 어렸을 적 경험했던 인생의 의미를, 아이들에게 잔소리가 아닌 행동으로, 경험으로 가르쳐 주고 싶다.
다행히 달라스에 유일한 조계종 사찰인 보현사에서도 작지만, 인생의 의미를 알려주는 연등행사를 매년 주최한다.
서울에서처럼 경찰의 호위를 받지도 못하고 거리를 활보하는 뽀로로 연등도 없지만, 아이들 손을 잡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인생살이를 말로 아닌 연등행사로 가르쳐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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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유심조 12-05-12 22:47
답변 삭제  
달라스에 보현사 말고 좀 조용한 사찰 있나요?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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