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그인 | 회원가입 |  구독신청 | 광고문의 | 기사제보 

choo_fan

텍사스 파고 든 텍사스촌
DATE 12-06-21 17:39
글쓴이 : 어드민      
서울의 성매매 밀집지역을 ‘텍사스’로 불렀다는 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얘기다. 가장 유명한 곳이 ‘미아리 텍사스촌’이다. 1980년대 한국의 경제성장과 제5공화국의 통행금지 해제조치로 성북구 하월곡동 일대의 미아리 텍사스촌은 더없는 호황을 누렸다.
강동구 천호동에도 ‘텍사스촌’이 있었다. 한때 200개에 달하는 윤락업소가 불야성을 이룬 ‘천호동 텍사스촌’은 청량리 588, 미아리 텍사스와 함께 서울의 3대 사창가로 불렸다.
왜 하필 ‘텍사스’인지, 확실한 유래는 알 수 없다. 다만 하월곡동이나 천호동의 업주들이 기존의 사창가와 자신들을 구분짓기 위해 스스로를 텍사스로 불렀다고 전한다. 1층에서 술을 마시고 2층에서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18세기 서부영화 속 술집에서 ‘텍사스’라는 이름을 착안한 것이라는 설도 있다.
도심 한가운데에 아예 집창촌을 이루며 성매매가 이뤄지다보니 대한민국 땅에서 성매매가 합법이었던가 하는 착각마저 든다. 한국에서 성장한 이민 1세대들에게 붉은 홍등가의 불빛 한 켠에 파출소가 존재하는 기괴한 풍경은 결코 낯설지가 않다.
이런 사회적 모순 뒤에는 한국의 암울한 역사가 담겨져 있다. 1950년대초 전쟁시기를 겪으며 ‘연합군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포주’노릇을 했다는 증언과 문서와 기사들은 발에 치일 정도로 많다.
독립정부가 세워지고 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이후에도 달라지진 않았다. 1966년 ‘신동아’의 기사를 보면 성매매라는 어둠의 그림자가 왜 근절되지 못했는지 명확히 보인다.
“양공주들이 갖는 거대한 힘이 있다. 음지에 피어 있는 이들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우리 국가정책의 지상 과업이 되다시피 한 외화 획득의 한 역군이 되고 있다.”
기사는 당시 전국 190개소의 유엔군 전용 홀에서 나오는 외화가 1년에 1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주한미군이 대거 철군하면서 생겨난 빈 자리는 일본인의 ‘기생관광’으로 채워졌다. 기생관광이 절정에 달했던 1977년, 한국을 찾은 일본인의 97%가 남성이었다.
‘경제성장’의 기치와 ‘외화벌이’라는 명분 아래 묵인된 성매매 시장의 토양은 먹고 살만해지면서 내국인 고객들로 배를 갈아탔다.
국가가 성매매 여성을 ‘외화벌이의 역군’으로 이용하는 동안 다수의 남성은 공범자였고, 다수의 여성은 방임자였다. 그 사이 성매매는 대한민국 땅을 마음껏 활보했고, 결국 2012년 대한민국은 ‘성매매 수출 대국’이라는 부끄러운 현실 앞에서 낯을 붉히고 있다.
지난 주, 휴스턴의 해리스 카운티가 퇴폐 마사지 업소의 퇴출을 요구하는 청원을 제기했다. ‘성매매와 인신매매 소굴’로 지목당한 이들 업소는 지난달 초 경찰의 특별 단속에서 한인 여성 종업원들이 성매매를 하다 무더기로 검거된 곳이다. 한국인들이 진짜 텍사스를 미아리 텍사스촌으로 만들어버린 셈이다.
달라스라고 예외는 아니다. 수년전 경찰당국의 대대적인 단속 이후 퇴폐업소들이 대거 사라진 건 사실이지만, 그 중 일부는 독버섯처럼 살아 끊임없이 먹잇감을 노리고 있다.
‘성매매의 온상’이라는 오명이 한인사회의 숨통을 죄어오고 있다. 성매매 수출 대국이라는 오명은 얼굴 붉히고 마는 단순한 망신살이 아니다. 100여년의 이민역사를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릴 암세포다.
타국땅에서 상처받고 찢기면서도 지켜낸 한국인의 자긍심이 왜곡된 성문화로 인해 처참하게 짓밟힐까 우려된다. 한인사회 전체가 적극적으로 자정작업에 나서야 한다.
최윤주 뉴스코리아 편집국장 editor@newskorea.com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Me2Day로 보내기 게시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뉴스] 가장 많이 읽은 기사
tail2_banner01
tail2_banner02
tail2_banner03
tail2_banner04
 
 
 
  • 회사소개
  • |
  • 공지사항
  • |
  • 제휴문의
  • |
  • 구독문의
  • |
  • 광고문의
  • |
  • 고객문의

  • Copyright All rights reserved by Weekly News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