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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o_fan

하루에 몇 끼 드세요?
DATE 12-06-22 08:27
글쓴이 : 박인애      
요즘 내게 책만 파지 말고 잠깐씩 머리를 식히라고 “kakao talk”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으로 유머를 날려주는 후배가 있다.
생활정보에서부터 동영상, 아이콘, 음악, 사진, 착한 유머에서 19금의 야한 유머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최근에 보내 준 “남편 식습관” 에 관한 유머는 지인이 무슨 부부토크쇼에선가 들었다며 전해준 이야기와 비슷하다. 주부 입장에서 보면 공감이 가고, 시어머니 입장에서 보면 뚜껑이 열릴 수도 있고, 실제로 은퇴 후, 설 자리를 잃은 남편들이 읽으면 비참할 수도 있는, 현대 사회의 일면을 꼬집은 유머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남편의 식습관」: “은퇴 후 집에서 한 끼도 안 먹는 남편→ 영식님, 한 끼 먹는 남편 → 일식씨, 두 끼를 먹는 남편→ 두식군, 삼시 세 끼를 다 먹는 남편→ 삼식놈.” 이와 같이 몇 끼를 먹느냐에 따라 뒤에 붙는 접미사가 달라진다. 이것은 좀 점잖은 편이고 워싱턴 후배가 문자로 보내온 것은 좀 정도가 심한데 그중 한 가지만 소개하면 “세끼 먹고, 간식 먹고, 야식 먹고, 마누라는 쳐다도 보지 않는 남편 → 쌍노무쉐끼”란 다. 평생 가족을 위해 희생한 남편에게 할 소린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유머겠지만ÿÿ.
 우리 어머님과 통화를 하다 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먹는 이야기이다. “뭐해 먹었니?” “어머님은 뭐 해 드셨어요?” 자식들이 효도 한다고 아버님이 하시던 일을 접게 한 후 아버님은 편해지신 반면, 어머님은 바빠지셨다. 삼 시 세 때 식사를 챙겨야 하는 주부로서는 반갑지 않은 상황이 생긴 것이다.
워낙 부지런하고 음식도 잘하시는데 지금은 당뇨로 건강이 나빠지셨으니 늘어난 부엌일이 반가울 리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모름지기 남자는 해 뜨면 일 나갔다가, 해 떨어지면 돌아와야 한다.”는 논리를 강하게 주장하신다. 
 하루 종일 소파에 누워 TV 리모컨만 눌러대는 남편을 바라보면서 속이 뒤집히는 아내들, 앞으로 십 년은 족히 일할 수 있는 건강과 총기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은퇴를 해서 방콕 (방에 콕 틀어박혀 산다는 뜻의 속어) 여행을 해야 하는 남편들. 쉽게 접하는 은퇴한 가정의 일상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막상 닥치면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노후를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한다는 데는 공감을 하지만 자식 뒷바라지에 먹고 살기가 급급하니 자신들의 몫을 떼어 놓는다는 것이 말처럼 쉽진 않다. 여유가 있어 노후에 부부가 손잡고 여행이나 다닐 형편이라면 남편이 밥을 몇 끼 먹든 미울 일이 무엇이겠는가!
 주부들에게 부엌일은 늦가을, 매일 같이 떨어지는 낙엽을 쓸어야 하는 청소부의 심정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쓸고 또 쓸어도 쌓이는 낙엽처럼 먹고 치우고 돌아서기가 무섭게 다음 때 거리를 걱정해야 하니 말이다. 아마도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있는 집 엄마라면 무슨 말인지 공감할 것이다. 아이들은 집에 있으면 하루 종일 냉장고 문고리에 불이 나도록 먹는 타령만 한다.
오죽하면 그 나무를 베어버리고 싶을까? 아마도 그래서 삼식 이와 같은 유머가 생겨난 것이고 은퇴한 남편을 둔 주부가 아니더라도 공감을 하게 되는 것이다. 가끔 어머님이 부엌일에 하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시는데 그것이 위로가 된다. 정확하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영식이, 일식이 까지는 바라지도 않으니 삼식 이는 피해주었으면 하는 게 세상 주부들의 바람이 아닐까? 그게 여의치 않다면 주말이라도 부엌에서 해방되어야 숨통이 좀 트이지 않을까 싶다.
“혹시 이 글 읽으시는 분 중 주말까지 악착같이 삼식 이를 고집하시는 남편 분 계신 가요? 잠깐만 귀 좀…….”
“저기요, 주말에 한 끼쯤은 밖에서 사 주시믄 안될 까여?” “네? 싫으시다구요?” “ 흠! 후환이 두렵지 않으신가 보네여. 그라시믄 우리 아줌마들은 ‘어디 늙어서 보자.’ 하고 칼을 박박 갈거든요. 하하하.”
 오늘 아침엔 오랜만에 새 밥에 풋고추 멸치조림, 오이지 무침, 어묵 볶음, 계란후라이를 해서 남편 도시락을 싸 주었다. 보통은 전날 해 놓으면 알아서 싸들고 가는데 마음이 편친 않다.
식당이 널린 헤리하인즈에서 한 끼 사 먹으면 좋으련만, 사먹을 게 없다고 악착같이 도시락을 싸가는 우리 신랑은 뭐라고 불러야하는 걸까? 나도 밥하기 싫다. 여자들이 부엌에만 안 들어갔으면 나라도 구했을 것 이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흠! 나도 하나 달고 나올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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