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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o_fan

누난 내 여자니까
DATE 12-07-20 09:46
글쓴이 : 박인애      
맞게 기억을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2007년도에 가수 이승기의 ‘내 여자라니까’ 라는 노래가 세상에 발표되었다. 처음 그 노래를 듣던 날, 입가엔 웃음이 그려지는데 콧날이 시큰했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가사 때문이었을 것이다.
“누난 내 여자니까 / 너는 내 여자니까 / 너라고 부를게 / 뭐라고 하든지 / 슬픔이 잊혀 지도록 꽉 안아 줄게 / 너라고 부를게 / 뭐라고 하든 상관없어요 / 내 품에 안겨요 / 알고 보면 여린 여자라니까”
아무 해당 사항 없는 사람이 들으면 “놀고 있네, 애들 장난하나, 나름 귀엽다.” 등의 반응을 보일런지 모르겠지만 내겐 좀 특별했다. 왜냐하면, 슬픔이 잊혀 질 만큼 잘해 주는 연하의 남자와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래전 성경 공부시간에 목사님이 물으셨다. “만일,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남편 혹은 아내와 다시 결혼할 것이다 하시는 분은 눈을 감고 손을 들어 보세요.” 후담(後談)에 의하면 우리 부부만 손을 들었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참 뿌듯했었다.
그 후 5, 6년쯤 지났을까? 어느 날, TV를 보다가 “다시 태어나면 정말로 나랑 결혼할 거야?”하고 뜬금없이 물었다. 당연히 “그렇다.”는 대답이 나올 줄 알았는데 “나이가 비슷하면”이라는 뜻밖의 대답을 듣게 되었다. 거짓말은 못하는 사람이니 진심이었을 게다. 세상에!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술도 안 취했는데 그런 소리를? 갑자기 벙 쪄서 일순간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내 생각은 변한 적이 없는데 남편에게는 전에 없던 조건이 생긴 것이다. 그날은 말할 기분이 아니어서 지나갔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그 말이 곱씹어지면서 뚜껑이 열리기 시작했다. 쿨한 성격인줄 알았는데 나도 한 뒤끝 하는 모양이다.
‘뭐시라, 나이가 비슷하면 하것따고? 그 야그는 시방 나랑 사는 게 후회된다. 뭐, 고런 xxx 없는 말씀이신가?’ 차라리 촌부(村婦)처럼 그렇게 악을 쓰고 싸웠다면 자괴감의 파장이 짧았을까? 결국, 난 싸우지 못했다. 그다음에 쏟아질 말들이 두려워 곱씹던 말조차 얹혀 버렸기 때문이다.
 세월이 흐르면 사람도, 사랑도 모두 변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우린 빗겨가길 바랬다. 예외라는 말이 적용되기엔 무리였을까? 생각 없이 한마디 뱉어 놓고는 급 수습을 하느라 그런 뜻이 아니었다며 변명을 늘어놓았지만, 이미 봐 버린 화투패를 어쩌겠는가! 착한 사람이다 보니 내색은 못했지만, 나이 많은 아내랑 사는 것이 많이 힘들었던 모양이다.
남편과 살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참, 능력 있으시네요.”란 말이다. 나이 어린 사람하고 살면 능력이 있는 거라 하니 능력 있는 사람이 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지금은 고인이 된 최진실이 5살 연하인 조성민과의 결혼으로 매스컴이 뜨거웠던 시절엔 “최진실보다 능력 있으시네요.” 로 멘트가 바뀌기도 했었다.
그때만 해도 연상의 여자와 결혼하는 커플이 많지 않아서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남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 좋은 소재거리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게다가 남편: 나를 차에 비유하자면 람보기니: 중고차쯤이었을 테니 말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린 지금까지도 닭살 부부라는 별명 아래 행복한 연인으로 살고 있다.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을 기록하면 몇 권짜리 책이 나올까? 쉽지 않은 만남, 가족들의 거센 반대, 낯선 곳에서의 첫 출발, 인기 연예인도 아닌데 지금까지도 그치지 않는 사람들의 입방아, 그리고 우리의 분신과 성공신화를 이루기까지 넘어야 했던 수많은 산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산의 정상에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이승기의 노래 말처럼 누가 뭐라고 하든 상관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한마음으로 걸었다는 것이다.
어떤 장애물도 사랑이라는 무기 하나면 극복해 내기에 충분했다. 평범치 않은 여자를 선택했다는 이유로 남편이 치러야 했던 대가는 어쩌면 내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속에 있는 말 한 번 내 비춘 것이 뭐 그리 큰 대수겠는가! 사람들이 나이 차를 어떻게 극복하고 사느냐고 물을 때마다 나이는 그저 숫자일 뿐이라고 대답해 주었다.
후회가 된다. 남편 대답도 좀 들어 볼걸. 아마도 “나이는 숫자가 아니라 현실이죠.” 라고 대답하지 않았을까? 요즘은 TV 화면 속에 갇힌 젊음 앞에서조차 주눅이 든다. 어쩌겠는가, 이미 먹은 나이를! 스스로 위로하며 사는 수밖에…… ‘괜찮아, 그래도 누나는 내 여자라잖아. 다음 생엔 공평하게 딱 8살 어린 여자로 태어나면 되는 거야. 대신, 남은 생은 아내라는 이름으로 살아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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