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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가 진짜, 사람 잡는다
DATE 12-08-10 08:10
글쓴이 : 김선화      
무의식중에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어대다 제풀에 놀라 정신을 차렸으나 여전히 마음은 무겁다. 어제 아침 절친한 선교사님의 딸로부터 가슴의 통증을 호소하는 소리를 듣고 난 후 한동안 잠잠하던 가슴에 다시 파문이 인다.
오래전부터 가끔씩 가슴에 통증이 있었는데, 삼일 전부터는 가슴뿐 아니라 왼쪽 겨드랑이와 팔까지 너무 심하게 저리고 아파 잠도 못 자고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고 했다.
경험과 지식을 총동원해 꼬치꼬치 묻고 들은 결과 심장에 문제가 생긴 것이 분명한 것 같아 당장 병원에 가라고 했더니, 구구절절 사연이 많기도 했다. 그러니 겨우 서른 중반인 그의 나이도, 황소만 한 덩치에도 아내만 바라보고 의지하는 그의 남편도, 아직 어린 두 아이도… 자꾸 맘에 걸린다.
   
세월이 흘러도 쉽게 잊을 수 없는 아픈 기억 하나쯤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어떤 계기가 주어지면 순식간에 당시의 감정과 기분을 다시 겪게 만드는 경험들. 나와 우리 가족에게도 전투태세에 돌입한 고슴도치마냥 0.1초 만에 온몸의 촉각을 곤두서게 만드는 폭탄이 있으니 바로 ‘아프다’는 말이다.
이미 아는 사람은 아는 얘기지만 6년 전, 심장마비로 쓰러진 남편이 생사를 건 수술을 받고 기적같이 살아났지만 결국은 심장이식수술까지 받으며 겪어야 했던 아픔이 너무 크고 깊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특별한 은혜로 인해 오늘까지 평안하고 감사하게 잘살고 있지만, 누군가 아프다거나 특히 심장 쪽에 문제가 생겨 조언을 구해올 때면 영락없이 그때의 놀람과 고통이 고스란히 되살아나 곤욕을 치르곤 한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을 무시했던 지난날을 또다시 후회하면서.
  
살기 좋은 세상이라지만 사람들의 마음과 삶은 더욱 복잡해지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인지 주변에 심장질환을 가진 이들이 부쩍 늘어난 느낌이다. 성인병이나 노환으로만 여겼던 심장병이 요즘은 나이와 상관없이 발병하니 조심스럽고, 특히나 촌각을 다투는 위급상황에 봉착할 확률이 높은 병이니 심각하고 무섭다.
그럼에도 이 또한 조금만 신경 쓰면 얼마든지 큰 낭패 당하는 일은 막을 수 있다니 다행이다. 차제에 일상생활 속에서 심장이상을 의심할만한 증상들을 정리해 보았다. 물론 훌륭한 전문인들의 말을 참고한 것이다.
호흡곤란 : 심장이상의 가장 흔한 증상은 심한 운동이나 성관계 후, 계단을 오른 후에 오는 것과는 다른 느낌의 숨 가쁨이다. 이유 없이 ‘숨이 차다’는 느낌이 들면 심장이상 가능성이 높다.
피로감 : 심장근육이 약화돼 온몸의 세포에 적절한 혈액을 보낼 수 없어 피곤을 느낀다. 대개 아침에는 정상인데 시간이 가면서 더 피곤해지고 저녁쯤에는 녹초가 된다. 심한 식욕부진과 함께 다리가 몹시 무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졸도 : 갑가지 의식을 잃고 졸도하거나 졸도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심장을 의심해야 한다. 심장이상으로 뇌에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지 못하면 깜빡 의식이 사라지기도 하고, 10초 이상 산소공급이 안 되면 졸도할 수 있다. 심장을 인한 졸도는 대개 부정맥 때문이다. 
가슴 두근거림 : 카페인, 흡연, 과식, 지나친 운동, 심한 스트레스나 약물복용 등의 이유 없이 2,3분 이상 지속되거나 흉통, 호흡곤란, 전신 무력증이 함께 느껴지면 지속시간이 짧더라도 즉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부종 : 흔히 눈, 가슴, 복부, 다리, 발목 등에 나타난다. 복부나 다리의 부종은 우심실의 기능 저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피부변색 : 심장이상으로 몸의 각 세포에 산소가 원활히 공급되지 못하면 피부나 입술, 손톱 밑 조직에 청색증이 나타난다. 선천성심장병, 말기심장병, 심장이 상당히 손상된 경우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흉통 : 협심증의 통증은 보통 가슴 중앙에서 시작돼 팔, 목, 턱으로 이어지나 사람에 따라 서는 팔과 어깨, 손목까지 저리고 감각이 이상해지기도 한다. 대개 15분 정도 지속된다. 그 이상 계속되면 심근경색으로 간주한다. 이런 경우 즉시 응급실로 옮겨야 한다. 또한 통증이 심하지 않아도 20분 이상 지속되면 병원에 가야 한다. 빨리 조치를 취할수록 생존율을 높이고, 상당 부분 심장기능을 보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한숨을 많이 쉬고, 이유 없이 불안하고, 숨을 쉬어도 갑갑하고, 두통이 심하고 뒷목이 당기든지, 가슴이 답답하고 조이며, 소화가 잘 안 되고 자주 체하거나, 가슴뼈 위를 누르면 심하게 아픈 증상 등이 있으면 심장질환 초기증세를 의심해봐야 한다.
장수하는 것보다 더 큰 복은 사는 날 동안 건강한 것이다. 육신을 우상시 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우리 몸을 건강하게 지키고 돌볼 책임이 있다. 조금이라도 의심나는 증상이 있다면 지체 없이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겠다. 그래야 더 큰 불행을 막을 수 있으므로.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 진짜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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