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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망디 상륙작전 비사(秘史)
DATE 07-11-16 00:00
글쓴이 : 이호      
헨리 스탐슨 : 이기적인 사람은 위인이 될 수 없다
‘로마인 이야기’로 유명한 시오노 나나미의 명언이다.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를 보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은 것을 본다.”

똑같은 잘못을 저질러도 내 자식은 친구를 잘못 만났기 때문이고, 옆집 아이는 천성이 바르지 못 하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편견은 있다. 그래서 인간이다. 정확하게 세상을 읽고 판단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사실 그대로를 보지 못하는 인간 의 성향은 때로 과대 포장된 영웅을 만든다. 동시에 잊혀진 위인을 남기기도 한다.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했을 때, 미국의 조야 (朝野)는 한결같이 참전을 반대했다. 유럽에서 벌어지는 일에 끼어들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하지만 예상 외로 전쟁은 확대되었고 미 국이 개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무렵의 대통령은 루즈벨트였다. 개인적으로는 소아마비를, 국가적으로는 대공황을 극복해낸 대단한 지도자이 다.
루즈벨트의 고민

이처럼 강력하고 탁월한 인물인 만큼, 편견도 강했다. 그는 공군력만으로도 독일을 제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유럽땅에 미국 젊은이들을 지상군으로 투입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평범한 사람의 잘못을 바로잡기도 쉽 지 않다. 하물며 루즈벨트처럼 막강하고 위대한 최고 권력자를 설득하여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게 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기만큼 어렵다. 권 력의 주변에 아부와 거짓이 판을 치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하늘의 별을, 기어코 따낸 인물이 마셜이다. 1943년 그는 유럽 본토에 대한 대규모 상륙 작전을 입안하여 대통령을 설득했다. 그 유명한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시작이다. 작전의 필요성에 대한 합의 가 이루어지자, 누가 지휘관이 되느냐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연령, 지식, 능력, 경험 등 모든 면에서 조지 마셜이 영순위였다. 본인 역시 그 역할을 간절히 희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루즈벨트 대통령은 고민에 빠졌다. 마셜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 나 훌륭했기 때문이다.

그 때 미군에는 아이젠하워나 맥아더와 같은 뛰어난 장군들이 있었다. 하지만 마셜처럼 전 세계를 통찰 하는 전략적인 시야를 가진 인물은 극히 드물었다.

당시는 난세였다. 난세는 영웅을 낳는다. 영국의 처칠, 소련의 스탈린, 중 국의 장개석, 미국의 루즈벨트 등 그 나라는 물론이고 인류 역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영웅들이 활약하고 있었다. 더 이상 강하기 어려울만 큼 개성이 강한 그들을 설득하여 연합하도록 보이지 않게 이끌어가는 일은 마셜이 아니고는 할 수 없었다.
알려진 영웅과 잊혀진 위인

루즈벨트는 아이젠하워에게 말했다. “당신과 나 정도라면 남북 전쟁의 마지막 해에 육군 참모 총장이 누구였는지 알 고 있지만, 세상 사람들은 그렇지 않소. 그랜트와 리 같은 유명한 장군은 알지만, 누가 최고 책임자였는지는 모르는 게 당연하지. 나는 50년 후 에 조지 마셜이 누구인지,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갈 걸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소.”

과연 루즈벨트다. 마셜의 수준과 그 수준을 알아보지 못할 사람들의 수준을 정확하게 꿰뚫어보고 있다.

대통령의 의중을 알게된 마셜의 입장은 분명했다. 큰 일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이익과 감정쯤은 얼마든지 접을 수 있는 인물이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각하께서 고민하셔야할 가 장 중요한 요소는 저의 입장이나 의사가 아니라 국가의 이익입니다.” 평생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 봉사해온 철학이 뚜렷이 드러나는 장면 이다.

결국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아이젠하워에게 맡겨졌다. 작전은 성공했다. 아이젠하워는 전쟁 영웅으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그때의 인기를 바탕으로 훗날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다. 동시에 예측도 맞아떨어졌다. 아이젠하워는 삼척동자도 알게 되었 고, 조지 마셜은 지식인들에게조차 낯선 이름이 되었다.

그 점을 못내 아쉬워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마셜을 제외했던 루즈벨 트나, 그럴 줄 알면서도 담담히 희생했던 마셜이나, 큰 인물들의 통 큰 발자취이다. 훗날 마셜은 그 순간을 회고하며 말했다.

“그 순간은 너무나 중요한 것이어서, 어느 개인의 감정이나 사정이 개입되어서는 안되었다.”
대중성과 진정성

1943년 ‘타임’지는 마셜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타임지가 가장 극찬한 대목은 마셜의 이타심이었다. 전쟁에 대해 작성한 수백장의 대국민 보고서에서 ‘나’(I)라는 단어는 단 한번도 사용되지 않았다.

나를 나타내고 나를 알아주기 바라고 나를 위해서 사는 세태에서, 진정한 위대함이란 나를 버리는 것임을 일깨워주는 상징적인 사례이다.

마 셜은 안타까움을 일으키는 사람이다. 그의 시대에 이미 루즈벨트는 마셜이 잊혀질 것을 안타까워 했다. 우리 시대에 잭 올드릭을 비롯한 수많은 리더쉽 연구가, 리더들 역시 일반인들이 그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마셜같은 인물이 스타가 되지 못한 점은 안타깝다.

하지만 위인이 꼭 스타일 수는 없지 않은가. 스타일 필요도 없지 않은가. 대중성이 만능처럼 여겨지는 시대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진 정성 아닌가. 대중적인 스타와 진정한 위인 중에서 택일해야 한다면, 후자이어야 하는 것이 진정한 선택일진대, 마셜은 성공한 사람이요 행복한 사람이다.

독일이 항복하던 1945년 5월 8일, 전쟁성 장관 헨리 스탐슨은 마셜에게 말했다.

“이기적인 사 람은 위인이 될 수 없습니다. 마셜, 당신이야말로 진정한 위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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