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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받는 사람이 이긴다
DATE 07-05-18 00:00
글쓴이 : 이호      
관중 - 신뢰를 얻으면 천하를 얻는다
독재정권에 저항하다가 망 명자가 되었던 홍세화의 베스트셀러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는 오해의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택시기사가 일부러 돌아가는 길을 택해서 요금을 더 뜯어낸다는 승객들의 오해다.

그는 두 번 혐의를 받았다고 한다. 한번은 인종 차별 주의자였고 또 한번은 한 국 관광객이었다. 횟수는 같지만, 비율은 다르다. 여러 나라의 수많은 승객들 가운데 단 한 사람이 그를 오해했다. 반면 통틀어 세 번 동승한 한국인 가운데 한 무리가 그에게 혐의를 씌웠다.

홍세화는 ‘의심하기 좋아하는 한국인의 표상 같은’ 그들에게 주 고 싶은 말을 적고 있다. “프랑스인들을 비롯한 다른 나라 사람들은 길을 모르면 가만히 있지 당신처럼 ‘이놈이 돌아가고 있는 거 아냐’ 하는 의심은 커녕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당신은 별로 속아 살지 않았을 만큼 영악한 사람인데도 다른 사람이 항상 당신을 속 일 수 있다는 피해망상을 갖고 있다.”

어떤 이에게는 피해망상으로 보일 것이고 다른 이에게는 삶의 경험 또는 지혜로 느 껴질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의심과 불신이 한국인의 마음과 행동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현실이다.
프랜시스 후쿠아먀, 'TRUST'
1996년에 출간된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저서 ‘Trust : The Social Virtues and the Creation of Prosperity’ 는 논문 인용지수 1위를 차지하는 동시에,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존스 홉킨스 국제 관계 대학원 학장으로 저자를 발탁되게 한 명저이다.

후쿠야마의 정의를 들어보자. “신뢰란 어떤 공동체 내에서 그 공동체의 다른 구성원들이 보편적인 규범에 기초하여 규칙적이고 정직하며 협동적인 행동을 할 것이라는 기대이다.” 전화요금 고지서가 날아왔을 때, 내가 쓴 만큼의 요금이 청구되었을 것이라고 당연히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신뢰이다. 이런 기대가 충족될 수 있다면, 한국에서 화제가 된 사건 - 차를 몰고 통신 회사를 향하여 돌진해간 사나이의 모험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후쿠야마는 신뢰를 ‘사회적 자본’이라고 부른다. 이 사회적 자본이 시장 가치에 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이다. 한마디로 신뢰가 어마어마한 돈이 된다는 말이다. 그의 설명을 소개한다.

“체제의 효 율성을 증가시켜 존중하는 가치가 어떤 것이든 그것을 좀더 많이 생산해낼 수 있게 하는 실체적인 효과를 갖기 때문에 신뢰는 하나의 상품이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가치, 즉 사회적 자본인 것이다. 사회적 자본을 만드는 기업만이 21세기에 살아남을 것이다.”

신뢰라 는 사회적 자본은 고갈되는 것을 전혀 깨닫지 못하는 가운데 오랜 동안에 걸쳐 서서히 소모될 수 있다. 일단 소모되면 다시 채우는 일이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수백년은 걸릴 것이라고 그는 전망한다. 이쯤 듣고 나면 저절로 한국의 위치를 가늠하게 된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은데, 후쿠야마는 친절하고도 잔인하게 지적한다. 미국, 일본, 독일 등이 고신뢰 국가라면, 한국은 저신 뢰 국가이다.
협박에도 지킨 약속
해 아래 새것이 없다. 후쿠야마의 이론이나 홍세화의 경험담이나, 처음이면서도 처음은 아니다. 까마 득한 옛날, 제나라 환공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발견한다.

강대국 제나라가 약소국 노나라와 세 번 싸워 세 번 이겼다. 승자인 환 공과 패자인 장공이 화친을 위하여 가(柯)의 땅에서 만났다. 빼앗을 것 다 빼앗고 나서 맺는 화친의 맹약이니, 현대적으로 표현하면 항복문서에 조인하는 식이다.

장공이 조약 문서에 사인하려는 순간, 노나라 명장 조말(曺沫)이 갑자기 환공의 목에 비수를 들이댔다. 비옥 한 지역을 잃고 굶어죽을 지경이 된 백성들과 조국을 위한 모험이었다. 환공이 어쩔 수 없이 정복지를 돌려주겠다고 약속하자, 조말은 칼을 거 두고 무릎을 꿇었다.

위기를 넘긴 환공은 조말을 잡아들이고 협박에 의한 약속은 무효임을 선언하고자 했다. 그 때 관중이 나 섰다.

“작은 이익에 눈이 어두워 한번 뱉은 말을 거두어들이면 제후들의 신뢰를 잃게 됩니다. 반대로 협박에 의한 약속 이라도 지키면 제후들의 신뢰를 얻게 됩니다. 신뢰를 얻으면 천하를 얻을 것입니다” 환공은 관중의 조언을 받아들여 조말을 풀어주고 약 속을 지켰다.

피 흘리며 싸워 얻은 땅을 협박으로 잃었으니, 손해 본 장사다. 하지만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알고, 인간사는 끝까지 가봐야 안다. 그로부터 2년 후 남방의 강국 초나라가 북진하자, 중화 문화권을 지키기 위해 제후들이 결집했다. 그들이 리더로 받든 인 물은 당연히 천하의 신망을 한 몸에 받고 있던 환공이었다. 신뢰를 축적한 환공이 춘추 오패의 첫 번째 인물이 된 것이다.
신뢰를 위한 싸 움
이민 교회를 개척하고 서른 두 달이 흘렀다. 풋내기 목사의 목회는 글자 그대로 ‘신뢰를 위한 싸움’이었다. 교회에 실망하고 목회자에게 상처받은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놀랐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다시 피해자가 되는 악순환 속에서, 하나님의 교회 전체 가 신뢰를 잃어가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그래도 희망을 본다. 끝까지 의심할 것 같은 사람들이 어느새 마음을 열고 신뢰를 주 기 시작하면, 순정을 바치는 헌신이 터져나오는 장면을 목격했다. 돌에 글자를 새기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번 새겨진 글자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아들 예수를 목수로 보내신 하나님은 석수와 같다. 신뢰를 새기시는 솜씨가 놀랍다. 위대한 석수에게 맡겨지는 독자의 가슴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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