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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슬라임 ‘공포’ 확산
유통 갈은 고기의 70% ‘핑크 슬라임 함유’
DATE 12-04-20 09:08
글쓴이 : 어드민      
‘핑크 슬라임(Pink Slime)’에 대해 들어보지 않은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 검색엔진에 ‘핑크 슬라임’을 입력하면 분홍색 치약 같은 정체불명 물질의 이미지가 뜬다.
하지만 사실 그것은 진짜 ‘핑크 슬라임’이 아니다. 사진에 등장하는 분홍색 물질은 ‘Mechanically Separated Chicken’으로, 닭고기를 원심분리해서 가공한 식품 첨가물이다.
그렇다면 진짜 ‘핑크 슬라임’은 어떻게 생겼을까? 많은 사람들의 상상과는 달리 ‘핑크 슬라임’은 전혀 흉측하지 않다. 일반 간 고기(Ground Beef)와 아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얼핏 보면 어떤 게 핑크 슬라임이고, 어떤 게 진짜 간 고기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핑크 슬라임’의 정식 명칭은 ‘Boneless Lean Beef Trimmings(BLBT)’ 또는 ‘Lean Finely Textured Beef(LFTB)’로, 우리 말로는 ‘뼈 없는 저지방 소고기 부위’ 또는 ‘잘게 다져진 저지방 소고기’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이름 대신 ‘핑크 슬라임’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2002년 농무부 식품안전 검사부에서 일하던 제랄드 전스타인(Gerald Zirnstein) 박사의 이메일이 언론에 공개되면서였다.
전스타인 박사는 자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핑크 슬라임이 ‘간 고기’로 허가를 받은 사실에 대해 사내 이메일에 썼는데, 이 메시지가 여러 경로를 타고 뉴욕 타임스 등 주요 언론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논란이 되기 시작했다.
2001년부터 사람이 먹기 시작
핑크 슬라임의 탄생은 지금으로부터 약 1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4년 미국 최대의 육류 가공회사인 ‘Beef Productions Inc.’는 소고기에서 뼈와 지방 등을 분리하고 남은 부위에 암모니아 개스를 이용해서 소독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육류 가공업계로선 그야말로 혁신적인 대 발견이 아닐 수 없었다. 버려지는 자투리 고기 부위를 긁어 모아 마치 지방을 쏙 뺀 ‘건강 소고기’로 둔갑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미국 농무부로부터 이 제품이 ‘안전하다’는 승인을 받아냈고, 마침내 다른 육류 가공회사들까지 가세해 이를 본격적으로 생산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약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이 핑크 슬라임은 동물 사료용으로만 사용됐을 뿐 사람이 먹는 음식에 사용된 적은 없었다. 핑크 슬라임이 식품점에서 유통되고 우리들의 식탁에 올라오기 시작한 것은 2001년이다.
아직까지 식품 첨가제로 분류된 핑크 슬라임 그 자체를 식품점에서 판매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단, 소고기 가공제품에 15%까지 핑크 슬라임을 첨가할 수 있다고 미 농림부가 허가했는데, 전국 마켓에서 유통되는 간 고기의 약 70% 정도에는 모두 핑크 슬라임이 섞여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간 고기 뿐 아니라 맥도날드와 버거킹, 타코벨 등 여러 패스트푸드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햄버거 패티에도 핑크 슬라임은 첨가돼 있었다.
이들 패스트푸드점에 고기를 납품하는 ‘Beef Productions Inc.’가 바로 미국에서 가장 큰 핑크 슬라임 제조회사였고, 패스트푸드 업계에서는 파운드 당 약 3센트 밖에 하지 않는 이 소고기 가공 첨가물을 자신들의 햄버거 고기에 섞어 넣기 시작한 것이다.

요식업계 뿐 아니라 학교급식에서도 핑크 슬라임은 아무런 제재없이 사용돼왔다. 농무부가 올해도 공립학교 급식용으로 700만 파운드에 이르는 간 고기를 구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핑크 슬라임의 위해성 논란은 학교로도 번지게 됐다.
농무부가 급식용으로 사들인 간 고기에도 핑크 슬라임이 15% 정도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 고기를 급식 받을 대상 학생수는 미 전역에 걸쳐 3,1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자녀들의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패스트푸드점 이용을 가로 막아왔던 학부모들은 분통이 터졌다.
휴스턴에서 블로그 ‘런치 트레이(The Lunch Tray)’를 운영하는 베티나 지젤 씨는 이달 초 “우리 아이들의 학교급식에 핑크 슬라임을 사용하는 것을 즉시 중단하라”고 요청하는 온라인 공개탄원서를 톰 빌색 농무부 장관 앞으로 보낸 바 있다.
지젤 씨는 “핑크 슬라임을 사용하는 이유는 비용이 싸고 그것을 만든 회사가 거대한 수익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100% 소고기를 먹고 있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실제로는 15%의 핑크 슬라임을 먹었다는 사실에 매우 화가 나고, 이 문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이 재료를 먹이는 것은 더욱 참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온라인 탄원서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며 ‘학교급식에서 핑크 슬라임을 추방하자’는 22만명 이상의 지지자들을 단번에 모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핑크 슬라임 논란에 불을 붙인 것은 세계적인 ‘스타 쉐프’ 중 하나로 꼽히는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였다.
올리버 쉐프는 지난 2011년 4월 자신의 쇼 ‘음식혁명(Food Revolution)’에서 핑크 슬라임의 재료는 무엇이며 또 어떻게 가공되는지 실연을 통해 보여줬다.
그는 소고기의 주요 부위들을 발라내고 남은 부산물들을 방청객들에게 보여주며 “이것이 바로 핑크 슬라임의 재료”라고 말했다.
이어 이 찌꺼기 고기조각들을 드럼 세탁기에 넣고 돌리는 것으로 원심 분리과정을 재현했고, 그런 다음엔 이 고기조각들에 암모니아와 물을 부어 섞으면서 “육류 가공회사들은 이콜라이와 살모넬라 등의 병균을 없애기 위해 이 같은 화학약품을 첨가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살균’된 고기를 분쇄기에 넣고 갈자 슈퍼마켓에서 파는 간 고기 모양과 똑 같은 결과물이 나왔다.
올리버 쉐프는 그것을 들고 방청객들에게 보여주며 “당신이라면 이것을 자녀에게 먹이겠는가”라고 물었다.
올리버 쉐프의 이날 쇼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를 타고 전세계적으로 퍼졌고, 수없이 많은 네티즌들은 동영상을 공유하며 핑크 슬라임 퇴출운동에 동참했다.
제조과정, 알면 ‘못 먹어’
이처럼 사람들이 핑크 슬라임 사용을 반대하는 이유는 가공과정에서 살균을 위해 암모니아가 사용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Beef Productions Inc.’와 ‘Cargill Meat Solutions’, ‘Tyson Foods’ 등 대형 육류 가공업체와 농무부는 핑크 슬라임으로 불리는 이 가공육이 “안전하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육류 가공업체들은 ‘Beef is Beef’라는 웹사이트까지 만들어 “핑크 슬라임도 100% 소고기”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핑크 슬라임에 대한 8가지 오해 △100% 소고기, 질 좋고 안전 △‘저지방 소고기의 영양 등의 홍보자료를 올려놨다. 이들 홍보자료에 따르면, 소고기 가공과정에서 사용되는 암모니아는 빵과 치즈 등 상당수의 식품에 존재하며, 심지어 우리의 체내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먹어도 해가 없다는 것이다.
이들이 이처럼 대대적으로 핑크 슬라임 사용을 지지할 수 있는 것은 축산업 로비단체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미국 축산업체들과 육류 가공업체들이 정치권에 대해 엄청난 로비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정치 전문지 ‘폴리티카’에 따르면 핑크 슬라임의 주 생산업체인 ‘Beef Productions Inc.’의 설립자 엘돈 로스(Eldon Roth)가 공화당 대선후보인 미트 롬니 측에 수십만 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해 가을에는 직접 모금행사를 주관했으며, 롬니 후보 역시 로스 설립자를 “냉동창고의 블루칼라에서 출발해 대형 제트기를 소유한 성공한 사업가”로 평가하는 등 둘의 친분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로스 설립자가 롬니 후보와 미 육가공 업체를 잇는 연결고리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몇몇 주지사들이 ‘핑크 슬라임 살리기’에 나섰다는 소식은 아예 AP 통신에 의해 대대적으로 보도된 바 있다. 이들의 명분은 핑크 슬라임 논란으로, 육가공 업체가 밀집된 중서부 지역이 경제적 타격을 입게 돼 이를 살려보려고 했다는 것이었다.

텍사스 릭 페리 주지사를 비롯해 캔사스, 아이오와, 네브라스카 주지사, 사우스 다코다 부주지사 등 5명은 지난 3월 말 네브라스카 South Sioux City의 육류 가공공장을 찾아 가공과정을 지켜본 후 기자회견장에서 핑크 슬라임이 들어간 햄버거를 시식했다.
이미 핑크 슬라임이 안전하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는 3명의 주지사들은 이날 공장견학을 마치고 “핑크 슬라임이 지나치게 악의적으로 선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이날 견학의 슬로건은 “Dude, It’s Beef(이봐, 이건 소고기잖아)!”였다.
한편, 정치권의 행보와는 달리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과 슈퍼마켓, 유통업체 중에는 핑크 슬라임 사용이나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나선 곳들도 많다.
가장 큰 논란이 됐던 맥도날드는 보도자료를 통해 핑크 슬라임이 첨가된 햄버거 패티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으며, 버거킹과 타코벨도 그 뒤를 이었다.
웬디스의 경우 “처음부터 핑크 슬라임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선언했고, 햄버거 체인으로 최근 급성장한 ‘Five Guys’ 또한 절대로 핑크 슬라임이 첨가된 고기는 사용한 적이 없다고 발표했다.
대형 식품 유통판매 업체들도 핑크 슬라임 퇴출에 동참했다.
Costco를 비롯해 Whole Foods, Kroger, Safeway(Tom Thumb), Albertson, HEB 등의 마켓들이 핑크 슬라임이 들어간 육류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일부 슈퍼마켓들은 직접 핑크 슬라임이 들어간 소고기를 만들어 팔지는 않지만, 타사에서 납품받는 ‘이미 포장된’ 핑크 슬라임 간 고기는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Walmart와 Sam’s Club은 핑크 슬라임 첨가 쇠고기를 판매하되, 핑크 슬라임 첨가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목록을 정육코너에 비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인 마트들은 이같은 핑크 슬라임 논란과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직접 매장에서 쇠고기를 갈아 판매하고 있으므로 소비자들이 핑크 슬라임에 대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실제로 상당수의 한국 대형 마트에서는 납품 받은 간 고기가 아닌, 정육코너에서 직접 고기를 갈기 때문에 핑크 슬라임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핑크 슬라임, 재료 표기의무 없어
대형 마켓들이 판매를 중단한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핑크 슬라임 소고기를 피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사실 핑크 슬라임 논란에 있어 최근 들어 가장 핵심이 되고 있는 것은 바로 ‘Labeling’이다.
핑크 슬라임이 ‘Boneless Lean Beef Trimmings(BLBT)’ 또는 ‘Lean Finely Textured Beef(LFTB)’로 표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떤 식품에 핑크 슬라임이 첨가됐는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전미 소고기 산업협회측 변호사는 얼마 전 ABC 방송에 출연해 “이것이 소고기라는 사실에 변화가 없고, 분명히 영양가가 있기 때문에 굳이 핑크 슬라임을 썼다고 고기 포장 팩에 명시할 필요가 없다”라고 잘라 말한 바 있다. 축산협회 또한 “핑크 슬라임이 들어간 제품도 순수한 소고기이기 때문에 포장 제품에 라벨을 붙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 주변에는 소고기가 첨가된 식품이 셀 수 없이 많다. 그런데 무엇이 들어갔는지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하는 ‘Ingredient’ 목록에서 핑크 슬라임은 그냥 ‘Beef’라고 기재되고 있으니, 아무리 꼼꼼하게 재료를 확인하고 산다고 해도 소비자는 속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잠시 언급했던 ‘Mechanically Separated Chicken’의 경우 ‘닭고기계의 핑크 슬라임’이라고 할 수 있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소고기 핑크 슬라임과는 이야기가 다르다.
‘Mechanically Separated Chicken’ 또한 주요 부위를 제거하고 남은 자투리 고기를 모아 원심분리하고 살균하는 과정이 핑크 슬라임과 다를 바 없지만, 식품에 첨가될 때 분명 ‘Mechanically Separated Chicken’이라고 표시되게끔 되어 있다.
하지만 유독 소고기 핑크 슬라임 만큼은 재료표시가 의무화되어 있지 않은 것이 문제다.
소비자 단체들은 암모니아로 처리되는 만큼 일반 ‘소고기’와는 차별화해 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육류 가공업계는 “암모니아는 재료가 아니라 가공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질일 뿐”이라며 핑크 슬라임을 굳이 포장지에 표기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농무부 식품안전 서비스부의 제랄드 전스타인 박사는 “고기를 먹을 때에는 반드시 고기모양이 온전한 것만을 먹는다”고 말했다. 온전한 고기모양이란, 갈아지거나 다져진 것, 그 외 어떤 방법으로든 고기 본래의 덩어리가 아닌 변형된 모양의 고기가 아닌 것을 뜻한다.
아울러 제이미 올리버 쉐프는 화제가 됐던 자신의 쇼 마지막 부분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간 고기가 필요한 경우 정육코너에서 직접 갈아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눈 앞에서 100% 소고기만 사용된다는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다운 기자 dawn@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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