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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우울증이 늘고 있다”
페이스북의 부정적 효과 ‘논란증폭’
DATE 12-04-27 08:41
글쓴이 : 어드민      
 
다정해 보이는 두 남녀가 데이트를 한다. 공원 벤치에 앉아 손을 꼭 잡은 이들은 누가 봐도 한 쌍의 아름다운 연인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한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 그리고 두 눈은 스마트폰 속의 페이스북 창을 살피고 있다. 페이스북 병폐의 단적인 모습이다.
지구촌이 온통 소셜 미디어 열풍에 푹 빠져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는 이제 더 이상 특정인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의 일상이 됐으며 페이스북을 오픈하며 하루를 시작해 페이스북을 바라보며 잠자리에 드는 것이 보편화가 됐다.
지난해 페이스북은 8,450만명이 가입자를 확보했고, 37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기업가치를 공개했다. 이는 전 세계 커피 산업의 규모보다 훨씬 큰 금액이며 인터넷 기업으로서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무엇보다 페이스북의 규모와 접근 가능성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지난 여름 페이스북의 어떤 페이지는 한 달에 1조회의 검색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2011년 3개월 동안 평균 매일 270억개의 ‘라이크(like)’를 기록했다.
페이스북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사람들로 하여금 누군가와 대화하기 위해 예약을 하거나 더 이상 기다릴 필요가 없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본인이 원한다면 길을 걸을 때나, 커피를 마실 때, 음식을 먹을 때 등 언제 어디서나 즉각적이고 절대적인 대화도 가능하다.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나 다른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끈끈한 연결이 오히려 사람들을 우울하게 만든다는 조사가 발표돼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게다가 이 우울증은 단순한 정신적인 문제가 아니라 육체적인 질병이나 사망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아 개인의 영혼은 물론이고 사회까지 병들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문제는 페이스북의 인맥이 ‘상대적 소외감’이란 복병을 만났을 경우 발생한다.
많은 페이스북 유저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수많은 커넥션에 얽혀 살고 있는 반면 일부 유저는 상대적으로 빈약한 인맥에 좌절하기도 하고, 심지어 자신의 무능함까지 탓하기도 한다.
일부 청소년들은 페이스북에 올라온 친구들의 화려함에 주눅들기도 하고, 성인들의 경우 멋진 남녀의 모습에 현혹되면서도 그렇지 못한 자신을 비하하는 경우도 있다.
페이스북의 부정적인 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페이스북 유저들이다 보니 가족간에도 각자의 페이스북 친구들이 있고, 가족들간의 대화보다는 자신의 페이스북 친구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됐다.
실제로 요즘 많은 미국 가정들의 저녁 시간을 보면 이런 사실을 확연히 알 수 있다. 예전엔 온 가족이 모여 저녁을 먹는 모습이 당연했다.
그렇지만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미디어가 가정에 침투하면서 집에 들어오면 각자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페이스북에 매달린다. 심지어 저녁식사를 위한 모임도 문자 메시지로 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식탁에 모여서도 대화는 거의 하지 않는다. 식사를 하면서도 한 손으로는 열심히 페이스북 창을 헤매고 있다. 물론 이 사례는 극단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양상은 점점 심해지고 있으며 가족간의 대화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가족관계가 소원해진 구성원들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다시 페이스북을 찾고 그 곳에서 위로를 받으려 한다. 그리고 이런 반복은 또 다시 가족간의 대화를 단절시키는 악순환의 연속이 된다.
결국 페이스북이 가정 밖의 사람들과의 좀 더 많은 관계를 맺기에 성공했을 지는 모르지만 이면엔 ‘가족관계의 단절’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른 셈이다.
페이스북, 상대적 외로움 야기
페이스북 이전에도 디지털 기술들은 사람들의 관계를 일정 부분 단절시켜왔다. 1990년 인터넷이 세상에 보편화 됐을 때 사람들은 인터넷에 빠져 서서히 다른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소홀히 하기 시작했다.
왠만한 정보는 전화나 직접 방문이 아닌 인터넷으로 해결했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편지도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어느새 간편한 이메일이 대신했다. 그러다보니 인터넷을 못하는 일부 사람들은 다소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그렇지만 최근 급속도로 팽창한 페이스북은 조금 달랐다. 과거 인터넷과는 달리 페이스북은 거의 모든 연령층의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다. 쉽게 친구를 사귈 수 있고, 서로 실시간 채팅도 하며, 그리고 자신의 모습이나 타인의 모습을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 즉각 알 수 있게 됐다.
이러다보니 페이스북을 잘하는 친구들은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수천명까지 소위 ‘페북’ 친구가 생겨 자랑 아닌 자랑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지만 페이스북을 잘 활용하지 못하거나 상대적으로 친구가 많지 않은 유저들은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이른바 ‘상대적 외로움’이 생긴 것이다.
카네기 멜론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 사용 인구가 증가하면서 거의 동시에 사람들의 외로움도 증가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또한 최근 호주의 한 연구 자료에 다르면 호주 인구의 절반이 페이스북을 이용한다고 한다. ‘누가 페이스북을 이용하는가’는 주제의 이 연구는 ‘외로움과 소셜 네트워킹’의 상호 관계에 관해 복잡한 내용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연구에 의하면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낮은 단계의 사회적 외로움을 경험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페이스북 친구들과 연결돼지 않으면 불안함을 느낀다고 한다. 즉, 외로운 감정을 느낄수록 페이스북을 더 찾는다는 것. 다시 말해, 페이스북을 통해 친구들과 지속적인 대화를 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두 명의 여자가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친구들과 동일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을 경우 상대적으로 더 많은 대화를 나눈 상대편을 보면 그렇지 못한 사람은 다소 우울함을 느끼게 된다.
만일 대화를 나누던 친구가 자신과의 대화를 소홀히 하고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즐긴다면 사태는 심각해진다.
게다가 상대방에게 지속적으로 대화 요청을 해도 답변이 없으면 괜히 불안해 하며 모든 생활 패턴까지 흔들리게 된다. 여기서 상태가 더 심해지면 우울증 초기 증상까지 보이게 된다. 페이스북이 만든 ‘상대적 외로움’이 우울증으로 확대된 것이다.
페이스북에서 야기된 상대적 외로움은 기존에 사람들이 느끼던 일반적인 외로움에 더해져 사회구조를 확연하게 변화시켰다.
페이스북의 엄청난 네트워크 파워가 네트워크 환경의 변화를 일차적으로 가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 여파로 사람들의 상대적 외로움은 미국사회를 점점 더 개인주의로 치닫도록 만들었고 예전엔 없었던 신종 우울증의 모습들이 점점 만연해 지게 됐다.
2010년 AARP(American Association of Retired Persons) 조사에 따르면 45세 이상 성인의 35퍼센트가 정기적으로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10년 전인 2000년 20퍼센트에 비해 15퍼센트나 증가한 셈으로 미국인들 중 6,000만명 이상이 늘 외로움으로 인해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
사람들의 거주 패턴도 변했다. 1950년대는 한 가정에 한 사람만 사는 경우가 겨우 10퍼센트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 2010년에는 무려 27퍼센트가 넘는 사람들이 ‘나홀로 족’으로 살고 있다.
물론 혼자 사는 것이 결코 불행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홀로 족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교제보다는 페이스북 등 사이버 공간에서의 만남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는 경향이 높다.
얼굴을 보면서 맺는 친구 관계가 페이스북을 통한 사이버 공간으로 이동해 페이스북 상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사진과 음악, 영화 등을 충분히 공유할 수 있기 때문데 굳이 여러 사람들과 직접 어울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문제는 이런 소셜 네트워크가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25년 동안 양적으로는 엄청난 사회적 네크워크들이 있었지만 만족면에서는 오히려 감소했다.
실례로 지난 1985년에는 미국인의 10퍼센트가 자신의 중요한 문제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고 밝혔고, 15퍼센트는 오직 한 사람만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2004년에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가 아무도 없다는 사람이 20퍼센트나 됐다.
미국 전역의 사회복지사나 심리학자의 숫자의 증가추세는 이런 변화를 잘 설명해 준다. 후버 연구소의 자료에 의하면 1940년대 후반만 해도 전국의 심리학자는 단지 2,500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 2010년에는 심리학자만 7만 7,000명이고, 19만 2,000명의 치료사회복지사, 40만명의 비영리기관 사회복지사, 5만명의 결혼상담및 치료사, 10만 5,000명의 정신과 상담사, 22만명의 학대치료 전문가, 17,000명의 정신병 치료 간호사 등 사회 심리학 분야의 전문가들이 대거 증가했다.
중요한 것은 이들 치료사들의 환자들이 매우 특별하고 독특한 치료를 요구하는 것은 중증 우울증 환자가 아니라는 사실.
이들을 찾는 사람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문제점들을 가지고 상담을 요구한다. 한마디로 그냥 외롭다는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왠지 혼자라는 느낌이 일상을 지배한다는 것.
이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만 보기엔 동일한 문제점을 가진 사람들의 규모가 너무 방대해 사회적인 붕괴에 대한 위협까지 제기되고 있다. 즉, 특정 개인의 정신적인 문제가 아닌 일반 사회에도 만연될 수 있는 문제점들인 것이다. 그리고 원인은 바로 ‘페이스북’이 많은 부분을 제공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다.
페이스북 속에서의 활동이 빈번해짐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상대적 외로움은 왜 더 커지는 것일까. 문제는 페이스북이 실제가 아니라 가상이라는 데 있다.
페이스북에서의 활동은 단순하다. 자신의 일상의 변화를 온라인 상에서 자신의 페이지에 업데이트 시킨다.
사진을 찍어서 올리고, 재밌는 영상도 촬영해 업로드 시킨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의 포스트가 마음에 들면 말 그대로 ‘라이크’ 버튼을 클릭하면 되고 간접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삶에 동참한다. 그리곤 이런 활동들을 즐긴다. 따라서 ‘라이크’를 많이 받은 페이스북 유저는 또 다시 다른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친구들의 참여를 은근히 기대한다.
페이스북은 개인뿐만 아니라 교회나 각종 단체 등에서도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동호회를 만들어서 실제로 운영할 수도 있다. 문제는 과연 이런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냐다.
늘 행복감을 느끼는 것과 행복한 척 하는 것, 그리고 실제로 행복하려고 노력하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존 카시오포 교수는 시카고 대학Cognitive & Social Neuroscience 센터의 존 카시오포 교수는 외로움에 관한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있다. 2008년에 출간된 그의 저서 ‘외로움’은 외로움이 어떻게 인간 심리의기본적인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해 핵심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카시오포 교수는 인터넷 대화는 친밀함의 모조품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애완동물과 대화를 하거나 온라인 친구들과의 대화는 아무리 풍성하고 친밀한 것 같아도 실제는 아니며 직접 사람과의 대화를 통한 만족감을 얻을 수 없게 된다”며 사람들과 직접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카시오포 교수는 페이스북 안에서 생성되는 사회적 관계가 실제 사회적 관계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소셜 미디어는 새로운 소셜 네트워크를 창조하지는 못한다는 것.
페이스북에서의 관계는 단지 이미 설정된 네트워크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할 따름이다. 페이스북은 친구관계를 파괴하지는 않지만 동시에 진정한 친구관계를 창조하지도 않는다.
실례로 카시오포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외로움이란 주제와 상대적으로 페이스북 채팅룸, 온라인 케임, 데이트 사이트, 그리고 얼굴을 맞댄 대화와 비교 분석해봤다.
결과는 분명했다. 얼굴을 맞대고 나눈 대화에서는 외로움의 요소가 상대적으로 없었지만 온라인 대화에서는 좀더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 카시오포 교수는 확신했다. 페이스북이 사람들을 좀 더 외롭게 한다는 것.
물론 페이스북을 통해 만난 관계가 실제 만남으로 이어지면 행복하고 건강하게 될 수 있다. 이는 사회적 관계를 증가시키는 훌륭한 도구가 된 셈이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서 축구동호회를 만들어 회원들과 실제로 축구 경기를 하며 교제를 하게 되면 그 관계는 더욱 확고해 진다. 이는 매우 바람직하고 건강한 공동체 형성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온라인 상에서 축구게임만을 하는 동호회는 결코 건강하지 않다. 인터넷 친구는 단지 인터넷 상의 친구일뿐이다.
정리·이승인 기자  wsky@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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